"사랑해"…문자로 남긴 영원한 작별…고 강세라 변호사 유가족 인터뷰
워싱턴DC 여객기 충돌 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강세라(33·영어명 Sarah Lee Best) 변호사는 결혼 8년 차였다. 사고 직전, 강 변호사는 비행기에 탑승하며 남편 대니얼 솔로몬(밴더빌트대 고전 및 지중해학과)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사랑해.” 남편인 솔로몬 교수는 지난 2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 말이 마지막이 되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우리 중 한 명이 먼저 떠나더라도 후회 없이 살았으니 슬픔에 빠지지 말자고 말하곤 했다”며 “불과 일주일 전에도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내가 매사에 열정이 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솔로몬 교수는 “세라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지적이고 분석적이었다”며 “항상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았고,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의 부모 강영주(65) 씨와 이인숙(65) 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강영주 씨는 “막내딸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이루며 살았기에 미련은 없다”면서도 “너무 이른 나이에 떠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세 자매 중 막내였다. 학창 시절부터 성실하고 총명한 학생이었으며,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강 씨는 “세라가 막내였지만 속이 가장 깊고 말도 잘했다”면서 “7학년 때 자기 언니가 혼나는 것을 보고 ‘아빠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없느냐’며 언니를 보호했던 장면이 가장 깊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대학 졸업 후 멤피스와 내슈빌의 공립학교에서 4년간 교사로 일하며 취약 계층 학생들을 가르쳤다. 로스쿨 재학 중에는 아시아·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을 위한 법률 옹호 단체(APALSA)를 주도하며 소수계 학생들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힘썼다. 솔로몬 교수는 “아내는 훌륭한 변호사였으며 매일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가장 친절하고 사려 깊은 아내이자 동반자였다”면서 “이벤트 때마다 항상 멋진 그림과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만드는 등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했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DC 소방당국은 지난 주말 강 변호사의 시신을 인양했지만, 아직 가족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강영주 씨는 사위인 솔로몬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신을 화장한 뒤, 화장재를 반으로 나눠 각각 추모하기로 했다. 유가족 측은 고인의 영문 성씨가 ‘베스트(Best)’인 이유에 대해 강영주 씨의 모친이 미국인과 재혼하면서 양부의 성씨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옥채·김윤미·정윤재 기자변호사 유가족 변호사 유가족 유가족 측은 전화 인터뷰